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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종교, 미래를 말하다] <8> 열린선원 법현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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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2013.09.05 조회3,76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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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통에서 포교한 지 8년 佛心은 생활 속에 있습니다"
 
깨달음 이후엔 저잣거리로... 선사들의 말씀 실천 위해 역촌중앙시장에 뿌리내려
서울시 원탁회의 동대표 등 지역공동체 일에 솔선수범... 종교간 벽 넘어 활발한 교류
 

태고종 붉은 가사를 걸친 법현 스님은 "대승불교는 초기불교를 기반으로 발전시킨 것이라는 점을 자칫 망각한 것이
한국불교 문제의 출발"이라며 "부처님 수행을 먼저 익히고 간화선이나 정토행 염불을 해야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k.co.kr
 
서울 은평구 갈현동 역촌중앙시장은 재래시장 치고도 요즘은 도심 근처에서 만나기 쉽지 않은 곳이다.
 
서울시가 1960년대 대대적인 도시구역정비사업으로 역촌동을 개발해 오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서서히
모양을 갖춘 이 시장은, 시골 장터에서 좀더 발전된 지방 소도시의 청과물 도매시장을 닮았다.
3층쯤 되는 높이의 지붕을 씌우고 물건 싣고 드나들기 좋게 사방이 틔었을 공간인데, 지금은 그 사면을
건물이 감싸고 있다.
 
시장을 둘러싼 그 건물 2층에 아주 느닷없이 절이 하나 있고, 거기서 법회를 하는 스님이 있다.
 한국불교태고종 '열린선원' 선원장 법현(55) 스님이다.
 
"영등포에 절이 있어도 삼각산 무슨 사(寺)라고들 하는데 저는 항상 역촌중앙시장내 열린선원이라고 합니다."
법현 스님은 23일 "깨달음을 얻은 뒤에는 산속에 있지 말고 저자거리로 나가서 전법활동을 하라는 대승불교
선사들의 말씀을 새겨서 8년 전에 선원 문을 열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시장에서 불법을 전하는 것은 말로는 그럴싸해 보이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재개발 이야기가 나온 지
10년도 더 된 허름한 시장 한 켠을 빌렸으니 임대료 부담은 적었다. 하지만 "상인들은 가게 지키느라
여유가 없고 손님은 물건 사서 돌아가기 바쁜 곳"이라 아무도 절이나 스님에 관심이 없었다.
 
천도재 지낼 때 시끄럽다고 항의 안 하면 다행일 정도였다.
법현 스님은 그래서 "만나는 사람 마다 인사해서 얼굴을 트고, 불교 책도 나눠주고, 시장에서 일어나는
이런저런 일에 적극적으로 끼어들면서 관계를 만들어갔다"고 한다. 이 절에 누가 찾아오고 오지 않고는
그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굳이 불교 신자가 아니어도 상관이 없었다. 그러는 사이 열린선원은 시장 속에
서서히 뿌리를 내렸다. 지금은 상인들이 앞서서 초파일 등 달기를 하며 즐거워한다. 시장 사람들 중
일찍 돌아가신 분들을 위무하는 천도재도 함께 지낸다.
 
"불교가 한문투성이여서 어렵고 고답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데다 절에 가야, 법당에 들어가야
불교적이 되는 게 문제"라는 법현 스님은 그래서 청년 시절부터 "쉽고 재밌고 유익한 불교" "생활 속 불교"를
위해 애써왔다.
 
어린이법회 교사, 학생회 지도교사를 맡았던 대학생 시절에는 포교에 "사람들이 좋아하는 언어나 방법을
활용하면 어떨까" 생각했다. 그래서 YMCA 레크리에이션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불교 레크리에이션
포교회를 만들어 10년 동안 회장을 지냈다. "레크리에이션 하면 춤, 노래, 게임 같은 걸 연상하지만
본질은 말 그대로 '재창조'거든요. 새로운 창조를 위한 여가 선용인 거죠. 그런 의미라면 참선 만한
레크리에이션이 없잖아요."
 
신라 충담 스님이 해마다 중양절(음력 9월 9일)에 '미륵세존께 차 올리기' 한 것이 차례의 효시라며
추석이나 설 명절 차례상에 술 대신 차를 올리자는 운동을 벌이기도 하고, 주례 없이 꽃을 올리는
불교식 화혼 보급에도 열심이다. 열린선원 안에 4개월 과정의 명상문화아카데미를 열어 불교사상ㆍ
의례의 기초와 부처님의 생애 등을 가르치는 것도 대중들이 불교에 대한 이해를 넓히도록 하려는 시도다.
 
갈현2동 복지두레위원, 공동체복원추진위원 등을 맡는 등 늘 마을 일에 팔 걷어 부치고 나서는 것도
 인상적이다. "지난해 열린 서울시 1,000인 원탁회의 때 동대표로 나가라고 해서 갔는데 가만히 둘러보니까
종교인은 저 혼자뿐인 거 같더군요. 허허." 최근에는 이 지역 공동체복원추진위에 지역 상인들끼리 함께
 하는 모임 결성도 제안했다.
 
다양한 사회활동과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에 참여했던 덕에 열린선원은 이름 대로 불자만이 아니라
다양한 종교인, 사회인사들이 오가는 공간이 됐다. 최근 초파일을 지낸 법당에는 인명진 목사의 화분이
놓여 있었다. "크리스마스에는 늘 법당에 예수님 탄생을 축하하는 현수막을 걸어요."
이 '저자거리 포교원'이 내세우는 비전은 네 가지다.
 
 '쉬운 불교 여는 도량, 바른 불교 닦는 도량, 밝은 불교 펴는 도량, 모두 함께 웃는 도량'. 열린선원이
닦아왔고 열어갈 길에서 한국불교의 밝은 앞날을 보는 듯하다.
 
<한국일보 2013. 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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